갑구·을구를 접수번호로 합치는 원리

갑구에는 소유권 관련 등기(소유권보존·이전, 압류, 가압류, 경매개시결정, 가처분, 소유권 관련 가등기)가, 을구에는 소유권 외의 권리(근저당권, 전세권, 지상권, 임차권등기)가 기재됩니다. 문제는 경매에서 중요한 순위 다툼이 갑구 권리와 을구 권리 사이에서 벌어진다는 점입니다. 예컨대 갑구의 가압류와 을구의 근저당권 중 무엇이 먼저인지는 같은 구가 아니므로 '접수번호'로 가립니다(부동산등기법 제4조 제2항).

따라서 등기부를 받으면 갑구·을구 구분을 지우고, 각 권리를 [접수일자 / 접수번호 / 권리 종류 / 권리자 / 금액]으로 뽑아 접수번호 순으로 정렬한 표를 만듭니다. 이 표가 완성되면 말소기준권리 찾기는 기계적인 작업이 됩니다.

예시 — 실제 유형의 등기부를 표로 바꾸면

다음은 경매 물건에서 흔히 보는 구성을 단순화한 예시입니다(금액·날짜는 가공). 이렇게 정렬하고 나면 '2023-03-10 A은행 근저당권'이 최선순위 담보권으로 말소기준권리가 되고, 그보다 늦은 권리는 원칙적으로 모두 말소, 빠른 권리(이 예시에는 없음)는 인수라는 구도가 즉시 보입니다.

  • 2023-03-10 접수 제3201호 | 을구 | 근저당권 채권최고액 3.6억 | A은행 ← 말소기준권리
  • 2023-11-02 접수 제11250호 | 갑구 | 가압류 2억 | B캐피탈 → 말소
  • 2024-04-15 접수 제4890호 | 을구 | 근저당권 채권최고액 1.2억 | C저축은행 → 말소(배당만 문제)
  • 2024-09-01 접수 제9002호 | 갑구 | 강제경매개시결정(B캐피탈 신청) → 말소
  • (등기 외) 임차인 전입 2023-05-20, 확정일자 2023-05-20 → 말소기준(2023-03-10)보다 늦음 → 대항력 없음, 배당요구 여부만 확인

등기부에 없는 것 — 표의 마지막 줄

등기부 정렬표가 완성되어도 세 가지는 등기부 밖에서 채워야 합니다. ① 임차인(전입세대확인서·현황조사서), ② 유치권(문건접수내역의 신고서), ③ 법정지상권·분묘기지권(감정평가서의 제시외 건물, 현장 확인). 표의 마지막에 이 세 줄을 '미확인 항목'으로 남겨 두고, 각각 확인한 날짜와 근거 문서를 적어 넣는 방식으로 관리하면 누락이 없습니다.

또 하나, 말소된 등기(줄이 그어진 항목)도 읽어야 합니다. 소유권 이전이 짧은 기간에 반복됐거나, 가등기·가처분이 설정과 말소를 반복한 흔적은 분쟁 이력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본문 밖에서 걸리는 세 가지 — 표제부, 부기등기, 신탁등기

표제부는 물건의 신원 확인란입니다. 집합건물이라면 표제부에서 대지권 표시(대지권 종류·비율)를 확인하고, '토지 별도등기 있음'이라는 문구가 있으면 대지에 남아 있는 저당권 등의 인수 여부를 매각물건명세서와 대조해야 합니다. 토지 등기부의 면적·지목이 건축물대장과 다르면 증축·무허가 부분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부기등기는 독립한 순위번호 없이 기존 등기(주등기)에 붙는 등기로, 순위를 주등기의 순위로 유지합니다(부동산등기법 제5조). 경매에서 자주 만나는 것은 '근저당권 이전' 부기등기입니다 — 은행 부실채권(NPL)이 유동화회사로 팔린 흔적으로, 채권자가 대부업체·유동화전문회사로 바뀌어 있으면 채권 할인 매입 후 빠른 회수를 원하는 채권자라는 뜻이라 유찰 방어(채권자 매수신청)나 취하 가능성 같은 절차 행태가 은행과 다를 수 있습니다.

갑구에 '신탁' 등기가 보이면 구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소유권이 수탁자(신탁회사)에게 넘어가 있어 채무자 명의 재산이 아니므로, 일반 경매가 아니라 신탁회사의 공개매각(공매)으로 처분되는 것이 보통이고, 등기부만으로는 알 수 없는 신탁원부(우선수익자, 처분 조건)를 등기소에서 발급받아 읽어야 합니다. 신탁 부동산이 경매로 나온 예외적 사건이라면 신탁원부 확인 없이는 권리분석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말소기준권리를 찾는 5단계

정렬표가 준비됐다면 말소기준권리는 다음 순서로 찾습니다. ① 등기 중 (근)저당권·담보가등기·압류·가압류·경매개시결정을 후보로 추립니다(이들이 말소기준이 될 수 있는 권리입니다). ② 후보들을 접수일자·접수번호 순으로 세웁니다. ③ 그중 가장 빠른 것이 말소기준권리입니다. ④ 말소기준보다 뒤에 있는 권리는 원칙적으로 매각으로 소멸하고, 앞에 있는 권리(선순위 전세권으로 배당요구 안 한 것, 선순위 지상권·가처분·가등기 등)는 매수인이 인수합니다. ⑤ 등기 외 권리(임차인 대항력)는 말소기준과 전입일의 선후로 따로 판단합니다.

여기서 초보자가 자주 틀리는 지점은 '전세권'입니다. 전세권은 을구 권리지만, 선순위 전세권자가 배당요구를 하거나 경매를 신청하면 말소기준이 되어 소멸하고, 그렇지 않은 선순위 전세권은 인수됩니다. 즉 같은 전세권도 배당요구 여부에 따라 인수/소멸이 갈립니다. 그래서 정렬표를 만든 뒤에는 각 권리의 '배당요구·경매신청 여부'를 문건접수내역으로 한 번 더 확인해야 표가 완성됩니다.

갑구 깊이 읽기 — 소유권의 이력과 위험 신호

갑구는 소유권의 역사입니다. 소유권보존등기(최초 등기)부터 이전등기의 연쇄를 따라가면 이 부동산이 누구를 거쳐 왔는지 보입니다. 저는 갑구에서 세 가지 신호를 봅니다. 첫째, 짧은 기간의 반복적 소유권 이전 — 명의신탁이나 분쟁의 흔적일 수 있습니다. 둘째,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이전 — 과거 소유권 다툼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셋째,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 — 나중에 본등기가 되면 그 사이의 권리들이 순위에서 밀릴 수 있어 특히 주의합니다.

압류·가압류도 갑구에 기재됩니다. 세금 체납에 의한 '압류(공매)'와 채권자의 '가압류'는 성격이 다르므로 권리자란을 봐야 합니다. 국가·지자체·건강보험공단 등이 권리자인 압류는 조세·공과금 채권으로, 배당에서 법정기일에 따라 우선순위가 복잡해질 수 있어 배당 분석 시 별도로 챙깁니다. 전 소유자에 대한 가압류가 남아 있는 경우는 앞의 판례(대법원 2005다8682)처럼 인수 여부가 사건별로 갈리므로 명세서로 반드시 확인합니다.

을구 깊이 읽기 — 담보와 용익의 권리들

을구는 소유권 외의 권리, 즉 남이 이 부동산에 대해 갖는 권리들의 목록입니다. 가장 흔한 근저당권은 채권최고액(담보 한도)과 채무자·근저당권자를 봅니다. 실제 채무는 최고액보다 적은 것이 보통이지만(설정 관행상 원금의 120~130%), 배당 분석에서는 최고액 기준으로 보수적으로 잡습니다. 근저당권이 여러 개면 접수 순서가 곧 배당 순위입니다.

전세권은 용익(사용)과 담보의 성격을 겸합니다. 앞서 말했듯 선순위 전세권은 배당요구 여부로 인수/소멸이 갈립니다. 지상권·지역권은 토지 이용에 관한 권리로, 선순위면 인수되어 토지 활용을 제약합니다. 임차권등기(임차권등기명령에 의한 것 포함)는 대항력·우선변제권을 등기로 공시한 것이라, 등기된 날짜가 아니라 그 임차인의 전입·확정일자 시점으로 순위를 따진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을구를 읽을 때는 '이 권리가 매각으로 사라지는가, 내가 떠안는가'를 권리마다 표시해 둡니다.

선순위 가처분·가등기 — 등기부에서 인수되는 함정

말소기준보다 앞선 가처분과 가등기는 매각으로 소멸하지 않고 매수인이 인수할 수 있어, 등기부에서 가장 조심해야 하는 항목입니다. 처분금지가처분이 선순위로 남아 있으면, 본안 소송 결과에 따라 매수인의 소유권이 뒤집힐 수 있습니다.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가 선순위면, 가등기권자가 본등기를 하는 순간 그 이후의 권리(매수인의 소유권 포함)가 순위에서 밀릴 위험이 있습니다.

다만 가등기에는 '담보가등기'와 '보전(순위보전)가등기'가 있는데, 담보가등기는 실질이 저당권이어서 말소기준이 될 수 있고 매각으로 소멸합니다. 등기부 문언만으로는 둘을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법원이 최고(催告)를 통해 가등기권자의 채권신고 여부로 성격을 가리게 됩니다. 그래서 선순위 가등기가 보이면 매각물건명세서의 인수 문구와 문건접수내역의 채권신고 여부를 함께 확인해야 하며, 성격이 불분명하면 전문가 검토가 필요한 대표적 물건입니다.

익명화·재구성 사례 — 등기부 한 장을 시간표로 바꿔 함정을 가려낸 흐름

아래는 공개된 완결 사건들의 유형을 익명화·재구성한 예시입니다. 특정 물건·당사자를 지목하지 않으며, 등기부를 시간표로 바꾸는 작업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 주기 위한 것입니다.

한 아파트 물건의 등기부를 받아 갑구·을구를 접수번호 순으로 한 줄씩 재배열했다고 가정해 봅니다. 표를 만들자 을구의 근저당권이 최선순위여서 말소기준으로 잡혔고, 그 뒤의 가압류·근저당은 모두 소멸 대상으로 정리됐습니다. 여기까지는 무난했는데, 갑구를 이력까지 훑다가 말소기준보다 앞선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가 남아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선순위 가등기가 보전가등기라면 본등기 시 매수인의 소유권이 위태로워지고, 담보가등기라면 소멸합니다. 등기부 문언만으로는 판별되지 않았기에, 저는 매각물건명세서의 인수 문구와 문건접수내역의 채권신고 여부를 확인했고, 성격이 끝내 불분명해 이 물건은 전문가 검토 없이는 값을 매길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요점은 '을구만 보고 말소기준을 잡은 뒤 갑구 이력을 건너뛰면 이 선순위 가등기를 통째로 놓친다'는 것이며, 이는 특정 물건의 결과가 아니라 등기부를 끝까지 시간표로 읽어야 하는 이유를 보여 주는 재구성 예시입니다.

등기부 발급·열람 실전 — 언제, 어떻게 다시 떼는가

등기부는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열람(700원)·발급(1,000원)할 수 있습니다. 분석에는 열람용으로 충분하지만, 반드시 '말소사항 포함'으로 떼어 줄이 그어진 과거 등기까지 봐야 이력이 드러납니다. 그리고 입찰 직전에 한 번 더 최신 등기부를 확인합니다. 개시결정 이후에도 새로운 가압류·임차권등기가 접수될 수 있고, 그 변동이 권리분석 표를 바꾸기 때문입니다.

집합건물은 '집합건물 등기부'로 전유부분과 대지권을 함께 확인하되, 표제부의 '토지 별도등기 있음' 문구가 있으면 토지 등기부를 따로 떼어 대지에 남은 권리를 봅니다. 저는 등기부 분석을 마친 뒤에도 표 하단의 '등기 외 권리(임차인·유치권·법정지상권)' 줄이 비어 있지 않은지 마지막으로 확인합니다. 등기부는 '등기된 것'만 보여 주므로, 등기부가 깨끗하다는 것이 물건이 깨끗하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특정 물건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으며, 등기부를 시간표로 읽는 방법을 교육용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등기부와 대장의 대조 — 권리는 등기부, 사실은 대장

등기부가 '권리'를 보여 준다면, 건축물대장·토지대장은 '사실'을 보여 줍니다. 둘은 담는 정보가 달라 서로를 보완합니다. 건축물대장에서는 건물의 구조·용도·면적·사용승인일·위반건축물 여부를 봅니다. 특히 '위반건축물' 표기는 무허가 증축 등으로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신호라, 등기부가 깨끗해도 대장에서 이 표기를 발견하면 취득 후 비용으로 반영해야 합니다. 소유자 정보가 등기부와 대장에서 다르면 어느 한쪽이 갱신되지 않은 것이므로 원인을 확인합니다.

권리관계가 충돌할 때의 원칙은 '권리는 등기부, 물리적 사실·공법상 규제는 대장'입니다. 예를 들어 소유권의 귀속은 등기부가 기준이지만, 건물의 실제 면적이나 위반 여부는 대장이 기준입니다. 저는 등기부 시간표를 만든 뒤 건축물대장·토지대장을 나란히 놓고, 면적·지목·용도가 서로 맞는지, 위반건축물·대지권 관련 특이사항이 없는지 대조합니다. 이 대조에서 어긋나는 항목은 그대로 추가 조사 목록이 됩니다.

실무 요약 — 등기부 한 장을 읽는 순서

지금까지의 내용을 실제 동선으로 압축하면 이렇습니다. ① '말소사항 포함'으로 최신 등기부를 뗀다. ② 표제부에서 물건 신원과 대지권·토지 별도등기를 확인한다. ③ 갑구·을구의 모든 권리를 [접수일자/접수번호/종류/권리자/금액]으로 뽑아 접수번호 순으로 한 표에 정렬한다. ④ 말소기준권리를 5단계로 확정하고, 앞선 권리(선순위 가처분·가등기·전세권 등)의 인수 여부를 표시한다. ⑤ 표 하단에 등기 외 권리(임차인·유치권·법정지상권) 확인 줄을 붙이고 각각 근거 문서로 채운다.

이 순서를 몸에 익히면, 처음엔 복잡해 보이던 등기부가 '접수번호로 줄 세운 하나의 시간표'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시간표 위에서 무엇이 소멸하고 무엇이 인수되는지가 기계적으로 드러납니다. 다만 선순위 가등기의 성격 판별처럼 문언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는 항목은 명세서·문건접수내역으로 보완하고, 그래도 불분명하면 전문가 검토를 받는 것이 원칙입니다. 등기부 읽기는 권리분석의 뼈대이지 전부가 아니며, 이 사이트의 권리분석·특수물건 글들이 그 위에 살을 붙입니다.

집합건물 등기부 — 표제부·전유부분·대지권을 함께 읽기

아파트·빌라 같은 집합건물은 등기부 구조가 단독주택과 다릅니다. 1동 건물 전체의 표제부(대지권의 목적인 토지 표시)와, 각 호실(전유부분)의 표제부·갑구·을구가 함께 있습니다. 저는 집합건물 등기부를 받으면 먼저 전유부분 표제부에서 '대지권 비율'을 확인합니다. 대지권이 정상적으로 등기돼 있으면 전유부분과 대지 지분이 일체로 움직여 따로 떼어 팔 수 없습니다(집합건물법 제20조, 분리처분금지).

문제가 되는 경우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대지권 미등기'로 전유부분만 등기되고 대지 지분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경우 — 감정평가에 대지 가격이 포함됐는지, 추후 대지권 취득에 추가 비용이 드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토지 별도등기 있음'으로 대지에 전유부분과 별개의 저당권 등이 남은 경우 — 그 토지상 권리의 인수 여부를 매각물건명세서와 토지 등기부로 확인해야 합니다. 집합건물은 전유부분 등기만 보지 말고 대지권까지 한 세트로 읽는 것이 핵심입니다.

공동담보와 근저당 — 여러 부동산에 걸린 하나의 채권

하나의 채권을 담보하기 위해 여러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함께 설정하는 것이 공동담보입니다. 등기부 을구에 '공동담보목록' 또는 '공동담보 제○○호'라는 표시가 있으면, 이 물건 외의 다른 부동산도 같은 채권의 담보라는 뜻입니다. 저는 이 표시를 보면 채권자가 여러 물건에서 나눠 회수할 수 있는 구조인지, 이 물건의 배당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를 가늠합니다.

공동담보는 배당에서 '동시배당'과 '이시배당'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여러 담보물이 동시에 경매되면 채권액을 각 부동산 가액에 안분해 배당하고, 하나만 먼저 경매되면 그 물건에서 전액 배당받되 후순위자가 다른 담보물에 대위할 수 있는 구조가 생깁니다. 계산이 복잡해지는 영역이라, 공동담보 표시가 있으면 배당 분석을 특히 신중히 하고 필요하면 전문가 검토를 받습니다. 이 글은 그 신호를 알아보는 것까지를 교육용으로 다룹니다.

드물지만 결정적인 등기 — 환매특약·예고등기·가처분의 흔적

표준적인 저당·가압류 외에도 등기부에는 가끔 생소한 등기가 등장합니다. '환매특약등기'는 매도인이 일정 기간 내 되살 수 있는 권리를 등기한 것으로, 선순위면 매수인의 소유권이 환매로 뒤집힐 수 있어 주의합니다. 과거의 '예고등기'는 제도가 폐지됐지만 오래된 등기부에 흔적이 남아 있을 수 있어, 관련 소송의 이력을 시사하는 단서로 읽습니다.

가처분의 흔적도 눈여겨봅니다. 처분금지가처분이 설정·말소를 반복한 이력은 소유권 다툼이 있었다는 신호이고, 선순위로 살아 있는 가처분은 본안 결과에 따라 소유권이 흔들릴 수 있어 인수 위험이 큽니다. 이런 드문 등기는 자주 만나지는 않지만, 만났을 때 그냥 지나치면 치명적일 수 있어 '모르는 등기가 보이면 반드시 그 의미를 찾아본다'는 원칙을 지킵니다. 개별 사안의 효력은 전문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등기부를 얼마나 믿을까 — 추정력과 공신력

등기부는 강력한 자료이지만 그 신뢰의 한계도 알아야 합니다. 우리 법에서 등기에는 '추정력'이 인정됩니다 — 등기된 대로 권리관계가 존재한다고 일단 추정되므로, 등기부의 소유자·저당권을 신뢰하고 분석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우리 부동산등기에는 '공신력'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즉 등기를 믿고 거래했더라도 그 등기가 원인무효라면 진정한 권리자에게 대항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이 한계가 문제 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소유권 이전이 비정상적으로 잦거나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이전이 보이는 등 다툼의 흔적이 있으면 더 신중해집니다. 등기부의 추정력을 기본으로 삼되, 이력에서 이상 신호가 보이면 그 원인을 확인하는 것 — 이것이 등기부를 '믿되 검증하는' 태도입니다. 개별 사건에서 등기의 유효성이 의심되면 전문가 검토가 필요합니다.

익명화·재구성 사례 ② — 채권자가 바뀐 부기등기를 읽은 흐름

아래는 공개된 완결 사건들의 유형을 익명화·재구성한 예시입니다. 특정 물건·당사자를 지목하지 않으며, 부기등기가 알려 주는 정보를 어떻게 읽는지 보여 주기 위한 것입니다.

한 물건의 등기부 을구에서 최선순위 근저당권 아래에 '근저당권 이전' 부기등기가 붙어 있었고, 채권자가 은행에서 유동화전문회사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저는 이를 채권이 매각·양도된 흔적으로 읽었습니다. 권리분석의 순위·인수·소멸 판단 자체는 채권자가 누구든 동일하므로 그대로 진행하되, 채권자의 성격이 절차 행태(취하·방어입찰 가능성 등)와 배당·협상 국면에 참고가 된다는 점만 메모해 두었습니다.

요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부기등기는 순위를 주등기의 순위로 유지하므로(부동산등기법 제5조) 채권자가 바뀌어도 그 근저당의 순위는 그대로라는 것. 둘째, 채권자가 누구인지는 권리분석의 결론을 바꾸지 않지만 절차·협상의 참고 정보가 된다는 것. 이는 특정 물건의 결과가 아니라 등기부의 부기등기를 읽는 방법을 보여 주는 재구성 예시이며, 채권 매입·투자 판단과는 무관한 교육용 설명입니다.

낙찰 후 등기는 어떻게 정리되나 — 촉탁등기의 흐름

말소기준으로 소멸할 권리들이 낙찰과 동시에 자동으로 지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매수인이 대금을 완납하면 법원이 등기소에 촉탁해 ① 매수인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 ② 매각으로 소멸하는 권리(후순위 근저당·가압류·경매개시결정 등)의 말소등기, ③ 매수인이 인수하지 않는 부담의 정리를 한 번에 처리합니다. 실무에서는 경락잔금대출을 실행하는 법무사가 이 촉탁 서류와 대출 근저당 설정을 함께 진행합니다.

그래서 낙찰 직후의 등기부에는 아직 옛 권리들이 남아 있을 수 있고, 촉탁이 완료되어야 깨끗해집니다. 저는 대금 납부 후 등기가 정리된 것을 확인한 뒤에야 등기부를 다시 떼어 소멸할 권리가 실제로 말소됐는지, 인수하기로 한 권리만 남았는지 검산합니다. 등기 정리 비용(말소 촉탁 수수료·국민주택채권 등)은 취득 부대비용에 포함해 미리 계산해 둡니다.

등기부와 현실의 불일치 — 지목·면적·무단 증축

등기부와 실제 현황이 어긋나는 경우도 흔합니다. 토지의 지목이 '전'인데 실제로는 주차장으로 쓰이거나, 등기 면적과 실측 면적이 다르거나, 등기·대장에 없는 증축부가 현장에 있는 경우입니다. 권리(소유·저당)는 등기부가 기준이지만, 물리적 현황과 공법상 규제는 대장·현장이 기준이라는 원칙으로 접근합니다. 특히 무단 증축부는 건축물대장의 '위반건축물' 표기로 드러나며, 이행강제금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총비용에 반영합니다.

이런 불일치는 그 자체로 조사 항목이 됩니다. 저는 등기부 시간표를 만든 뒤 토지대장·건축물대장·지적도·현장 사진을 나란히 놓고 면적·지목·용도·건물 존재가 서로 맞는지 대조합니다. 어긋나는 항목이 있으면 그 원인(미등기 증축, 분할·합병, 현황변경 등)을 확인하고, 확인되지 않으면 리스크로 남겨 값에 반영합니다. 등기부만 깨끗하다고 물건이 깨끗한 것이 아니라는 원칙이 여기서도 적용됩니다.

온라인 열람 실전 — 인터넷등기소 활용 팁

등기부는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24시간 열람·발급할 수 있습니다. 실무 팁 몇 가지를 정리하면, 첫째 반드시 '말소사항 포함'을 선택해 과거 등기까지 봐야 이력이 드러납니다. 둘째 집합건물은 '집합건물' 유형으로 검색해 전유부분과 대지권을 함께 확인하고, '토지 별도등기 있음'이면 토지 등기부를 따로 엽니다. 셋째 열람용(700원)은 법적 증명력은 없지만 분석에는 충분하고, 제출용이 필요할 때만 발급용(1,000원)을 씁니다.

가장 중요한 팁은 '시점 관리'입니다. 분석 초기에 한 번, 입찰 직전에 한 번 더 떼어 그 사이 새로 접수된 권리(추가 가압류, 임차권등기 등)가 없는지 비교합니다. 등기는 계속 접수될 수 있으므로, 며칠 전 등기부로 입찰가를 정하면 그 사이의 변동을 놓칩니다. 저는 입찰 전날 최신 등기부와 초기 등기부를 나란히 놓고 달라진 줄이 있는지 마지막으로 확인합니다.